무료 게임 나눠주는 닌텐도의 위험함!

무료 게임 나눠주는 닌텐도의 위험함!

지난 8월 11일부터 닌텐도 3DS의 본체 가격이 1만엔(약 14만원) 가격 인하되어 1만 5천엔(약 21만원)으로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월 첫선을 보이며 그동안 닌텐도의 인기를 3DS가 다시 재연해주리라는 기대감 속에 발매되었지만, 출시 6개월의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난 2분기(4~6월) 닌텐도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고 하니, 3DS가 얼마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1만엔 가격 인하는 엄청나게 파격적인 혜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가격의 약 40% 인하된 가격에 판매를 시작했으니 말이죠. 이 때문에 제가격(2만 5천엔)을 주고 구입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불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하여 닌텐도 3DS를 할인 전에 구입한 사람들은 패밀리 컴퓨터 소프트나 게임보이 어드밴스 소프트 등 무료 소프트(무료 게임팩)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통하여 손해 본 기분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배려를 했습니다. 팔면 그만이라는 우리나라 휴대폰 판매 기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데요. 고객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런 배려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좀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배짱 큰 행보가 아닐 수 없는데요. 미리 닌텐도 3DS를 구입한 고객을 엠베서더(특사, 대표라는 뜻)로 정하고 특별한 대우를 해준다고 합니다. 가격 인하의 혜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것을 대신하여 패밀리 컴퓨터 소프트 10개와 어드밴스 소프트 10개를 무상으로 전달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20개의 게임을 온라인을 통하여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게임 팩을 구입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게임들을 구입하려면, 1만엔 이상을 지불해야 하니 가격 인하보다 더 큰 혜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무료로 게임을 나눠주는 것에는 걱정스러움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무료 게임 나눠주는 닌텐도의 위험함!
닌텐도에서는 3DS를 발매한 이후, 무료로 게임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자주 진행했습니다. 3DS 본체에 몇 개의 게임을 미리 내장하여 판매를 했고, 또 닌텐도 e숍 서비스의 개시와 동시에 다양한 게임을 무료로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엠베서더 프로그램을 통한 20개의 소프트 무료 전달까지... 3DS 발매 후, 닌텐도에서는 이처럼 게임 소프트를 무료로 발매하며 게임 소프트 판매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무료 게임 제공이 향후에도 계속 정착될 경우 게임의 가치는 당연히 떨어지게 될 것이며, 닌텐도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 업체에도 피해가 전가될 것입니다. 어쩌면 무료 게임 제공이 무척 위험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닌텐도가 일본 게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큽니다. 단 3사 밖에 없는 컨슈머 게임 업계의 하나로 다른 게임 업체도 닌텐도의 동향에 항상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3DS의 판매부진 때문에 게임기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인하하고 게임을 무료로 전달한다는 것은 게임의 가치를 내릴 수 있는 그야말로 무척 위험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온라인 e숍이 등장한 후, 게임 팩을 제조할 필요도 없어지면서 무료로 게임을 전달하기가 무척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게임 유저가 진짜로 바라고 있는 것은 온라인을 통하여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게임 소프트가 아니라 아무리 돈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은 타이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필자가 경험한 일본인들은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게임팩은 돈으로 직접 구입하고 그것을 오랫동안 간직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습니다. 무료 게임을 제공해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 인하로 기존 고객들의 불만을 받지 않기 위해서 하는 이벤트라고 하더라도 무료 게임 제공은 게임 업계 전체에 큰 타격을 미쳐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다시 돌아오게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