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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문화 이야기

일본 악수권 마케팅의 부작용


일본 악수권 마케팅의 부작용

지난 8월 14일 일본의 한 커뮤니티사이트(OKWave)에 흥미로운 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을 가진 엄마가, 자신의 아들이 일본 인기 아이돌그룹 AKB48의 CD를 대량구매한 것을 고민해 올린 글'이었습니다.


AKB48을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일본의 소녀시대와 같은 인기 여자아이돌 그룹인데요. 일본에서의 인기는 상상 그 이상입니다. 무엇보다 광적으로 좋아하는 오타쿠 팬이 많이 있지요. 이 고등학생 역시 오타쿠 팬의 하나였습니다.

올린이에 따르면, 고 3인 아들은 CD와 함께 동봉되어 있는 악수권(참고글 링크)을 손에 넣기 위하여 자신의 저금통을 뜯어 AKB48의 CD 50매 정도를 대량으로 구입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부모는 '악수회에 갈 시간이 있으면 수험 공부나해라'라고 질책하였고, CD1장만 남겨두고 나머지 CD를 모두 폐기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 아이에게는 CD보다 더 소중했던 악수권이 동봉되어 있던 사진 역시 모두 폐기했다고 합니다.

AKB48의 흔한 악수권

이에 충격을 받아 아이가 밤부터 다음날 점심때까지 하루 종일 방에만 틀어박혀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고민인 엄마가 언제쯤 아이가 방에서 나올까요? 라는 질문을 올린 것이었지요. 종합적으로 정리를 하자면,


아이가 악수권을 갖고 싶어서 AKB48의 CD를 대량 구입(50장 정도) -> CD를 발견하고 부모가 모두 몰수 or 악수권을 폐기 -> 아이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됨

이 질문을 본 많은 네티즌들은 아이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은 부모를 비난하는 부류와 아이의 미래를 위하여 잘못을 이야기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찬성하는 부류로 나누어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뉴스를 통하여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지요. 개인적으로는 아이의 잘못을 꾸짖는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이 되나, CD를 무조건 폐기하는 방식으로 잘못을 이야기한 것은 조금 경솔한 행동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잘못을 잘 타일러 부드러운 대화로 풀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AKB48 오타쿠 팬에 대한 취재 방송 화면캡쳐

이 가족의 사례를 보면서 일본 연예인들의 악수회 마케팅이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AKB48이 일본을 대표하는 인기 걸그룹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이런 오타쿠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악수권을 위하여, 똑같은 CD를 대량으로 구입한 AKB48 오타쿠 팬의 의지(?). 한 사람이 총 2천만엔을 씀 우리돈으로 약 2억 8천만원

일본에서는 한명의 소비자가 AKB48의 CD를 대량 구입하는 것은 AKB48이 새로운 앨범이 발매될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연예인 마케팅에 의한 '가족 사이의 트러블'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일본에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일본 연예인들의 악수회 마케팅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고글: 일본 연예인들의 악수회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 http://flypo.tistory.com/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