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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문화 이야기

일본인들이 집에 돈을 쌓아놓고 사는 이유


일본인들이 집에 돈을 쌓아놓고 사는 이유

동일본 대지진 때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현에서 경찰이 4개월 만에 수습한 금고는 약 5700여개라고 합니다. 여기에 들어 있었던 현금만 23억엔(약 330억원) 이라고 합니다. 금고뿐만 아니라 수천 개에 달하는 지갑이나 가방안에서 발견된 현금도 40억엔(약 580억원)이나 된다고 하지요. 이 중에서 90% 이상은 모두 소유자를 찾아 돌려줬다고 하는데요. 경찰이 발표한 수치일뿐,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으로 소실된 금고와 현금은 상상 그 이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금고가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금고와 현금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왜 집에 저렇게 많은 돈을 쌓아 놓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일본인들이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집에서 보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은행에 돈을 맡기나, 자신이 돈을 가지고 있나,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지요.

선진국일수록 금리가 낮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일본은 거의 제로 금리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무척 낮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은행의 예치액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아주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인들이 금리가 낮아도 저축하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도 저축액은 떨어지지 않지요. 최근 우리나라도 저금리, 저금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제로금리에 가까운 일본과 비교한다면 우리나라의 금리는 상당한 고금리라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은행의 금리는 어느 정도 일까요?

최근 서일본 시티은행·NCB 리서치&컨설팅의 조사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금리는 연 0.02% ~ 0.03% 가 평균이고 금리가 높은 은행은 대부분 네트 은행이었는데요. 높은 금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은행은,

SB네트은행 1년 예금 금리 0.25%
다이와 넥스트 은행 1년 예금 금리 0.3%
오릭스 은행 1년 슈퍼 정기예금 0.35%(100만엔 ~ 300만엔)


이처럼 일본에서는 고금리라고 인기를 얻는 상품이라고 해봤자 0.3%가 넘는 정도였는데요. 일반적인 예금상품의 금리가 0.2% 미만인 상품이 대부분인 것을 생각했을 때, 얼마나 금리가 낮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여름 보너스를 받게 된다면 절반 이상이 저축을 한다고 하네요. 일본이 금리가 낮아서 좋은 점이 있다면 대출금리 역시 금리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 1~2%대의 대출 상품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필자 역시 일본 통장을 가지고 있지만, 이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두는 것에 의미를 두고 맡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몇 백만원을 예금해놓아봤자 이자는 1엔(14원) 정도..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금액은 것보다 수수료(시간외 ATM거래)로 나간 돈이 더 많이 있으니 은행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을 가질 때도 많이 있지요. 그래서 필요하지 않아도 미리 돈을 찾아 놓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무튼, 일본인들이 집에 돈을 쌓아놓고 있는 이유는,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집에 개인금고를 두고 직접 돈을 관리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점점 저금리시대로 들어서고 있는데요. 은행의 모든 금융상품이 금리가 제로금리로 바뀐다면 은행에 돈을 맡기는 재미가 많이 사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세제도가 없어지고, 월세제도로 모두 바뀌게 되겠지요. 또한, 사채, 사금융, 고금리대출이 사라져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금리가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