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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문화 이야기

한국 여행 가고 싶다던 일본인 친구, 북 연평도 도발 후 어떻게 바뀌었나?


한국 여행 가고 싶다던 일본 친구, 연평도 도발 후 어떻게 바뀌었나?

지금 한반도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해있습니다. 어떻게 같은 민족끼리 포탄을 겨누고 민간인이 있는 곳으로 쏠 수 있는지 정말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도 연평도에서 일어난 이번 일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항상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일본이었기에, 이번 사건 역시 메인뉴스로 보낼 만큼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연평도에 관련된 기사에 달린 일본인들의 댓글을 살펴보면, 정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전쟁을 걱정하는 일부 사람들도 있었지만, 자신의 나라에서 벌어지지 않는 일이라서 그런지 매우 가벼운 사건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북의 연평도 도발 이후, 주위에 있는 일본인들도 항상 필자를 보면 연평도 이야기부터 먼저 하는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 워낙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으니, 모르는 일본인이 없을 테니까 말이죠.

제 주위에는 항상 한국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일본인 친구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회가 없어서 한 번도 못 갔는데, 내년에는 꼭 한국 여행 가겠다고 필자에게 한국 관광을 부탁한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한국을 가고 싶어했던 친구가 이번 연평도 사건을 보고 난 뒤에 한국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필자는 그가 한국 여행을 보류하게 된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한국은 지금 너무 위험한 것 같아', '지도를 보니깐 인천공항과 정말 가까이 있던데?'
'그동안 이렇게까지 심각한 상황은 내가 태어나고 없었던 것 같아...'
'군인이 아닌 민간인에게까지 폭격을 가하는데... '나'라고 절대 안전할 수가 없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전쟁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라고 저에게 되물었습니다.

필자는 이 답변을 듣고 그의 반응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이 정말 슬프고 씁쓸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이번 연평도 사건이 일본인들 입장에서는 무섭고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인들에게 가끔 대한민국의 군대라는 곳에 대해서 이야기해줄 때가 있습니다. '군대는 정말 고된 곳이고 매일 훈련을 한다.' '진짜 총도 만지고 쏘는 연습도 가끔한다.' 대충 이렇게 간단하게 군대 이야기를 해줍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사람들의 반응은 정말 저를 대단한 사람으로 봅니다. 진짜 총을 만지고 쏴봤다는 말에는 정말 감탄을 한답니다. 대한민국 건장한 남자라면 누구나 다녀오는 군대이고 누구나 만져보는 총이지만, 지금 세대를 이끌고 있는 젊은 일본인들에게는 그저 상상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만 들어도 감탄을 하는 그들이 실제로 남과 북이 포격을 가하고 인명피해가 난다는 것이 그들에게 정말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한국여행도 꺼려질 수밖에 없겠죠. 아마도 저의 일본인 친구 외에도 많은 일본인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연평도 사건은 단순히 남과 북을 넘어 일본인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후 이런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전쟁이 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함께, 한국을 바라보는 많은 외국인이 '한국은 위험한 나라이다. 한국 여행을 가면 죽을지도 모른다. 한국은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나라이다.'등의 안 좋은 이미지가 강하게 심어지게 될까 봐 걱정이 됩니다.

이번 연평도 사건은 한반도의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소중한 목숨이 희생된 군장병과 시민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