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기 걸그룹 AKB48, 연애했다고 퇴출?

일본 인기 걸그룹 AKB48, 연애했다고 퇴출?

우리나라에 소녀시대가 있다면 일본에는 AKB48이라는 그룹이 있습니다. AKB48의 인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데요. AKB48의 팬들을 보고 있으면 왜 오타쿠 문화가 만들어졌는지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AKB48은 2005년 탄생한 여성 걸그룹입니다. 아키하바라의 전용 극장인 AKB48극장에서 거의 매일 공연하고 있으며, 팀 A, K, B, 4 등으로 나누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년 탈퇴하는 멤버도 생기고 오디션에 합격하여 새롭게 합류하는 멤버가 생기는 등 일본인들도 헛갈려 할 정도로 복잡한 그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KB48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프로듀스 아키모토 야스시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철저하게 팬들을 위한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고 다양한 규칙을 적용하여 이미지 관리에 힘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AKB48의 규칙 중에서 항상 논란이 되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연애금지 규칙입니다. 연애금지 룰은 AKB48로 활동하는 동안 만큼은 팬들과 연애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룰인데요. 이 때문에 멤버 중 누군가가 연애를 하거나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면 큰 화제가 되고, 심할 경우에는 그룹을 탈퇴해야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연애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출연하여 연애를 하는 장면, 베드신하는 장면만 나와도 많은 팬들이 떨어져나갈 정도이니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그룹의 인기를 위해서 이 규칙을 세울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요네자와 루미(좌), 히라지마 나츠미(우)

그런데 최근 AKB48 멤버의 히라지마 나츠미(平嶋夏海)와 요네자와 루미(米沢瑠美) 2명이 연애금지 규칙을 어겨, 지난 28일 AKB48 멤버에서 탈퇴했습니다. 탈퇴라고 하지만, 엄연히 말해서 해고, 퇴출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사건은 발단은 트위터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지난 27일 오전 9시, 트위터에서 이 두 멤버와 여러명의 남성이 실내에서 함께 있는 미팅 영상이 유출되었기 때문입니다.(트위터 프라이빗 어카운트 유출)

(유출된 문제의 사진들)

이 영상이 노출되자 네티즌들은 또 다른 사진을 찾기에 바빴고, 결국 같은날 13시경에 다른 사진 공유 사이트로부터 새로운 사진이 다수 발견되었지요. 네티즌들의 집념은 대단했습니다.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또 다른 사진들이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함께 있던 남성의 신상까지 퍼졌고, 스캔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결국 사진이 유출되기 시작한지 24시간도 되지 않아 1월 28일 오전 3시에 2명의 멤버가 탈퇴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초스피드로 스캔들이 터지고 초스피드로 탈퇴 발표가 나왔지요. 

(유출된 문제의 사진들)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는 '사회의 규칙을 범한 것은 아닙니다. 나는 앞으로도 그녀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녀들을 특별히 꾸짖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들은 AKB48의 멤버이기 때문에, 룰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라는 생각을 팬들에게 전했는데요. 팬들과의 약속과 신뢰를 무엇보다 중요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히라지마는 AKB48의 1기생으로 원년멤버이고, 요네자와는 3기생으로 AKB48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기 전부터 그룹을 지탱해준 멤버이기 때문에, 그녀들의 탈퇴 소식은 팬들이나 다른 멤버들에게도 큰 충격이 된 것 같습니다.

악수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요네자와 루미

두 명의 멤버는 지난 5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악수회를 끝으로 AKB 멤버로서의 활동을 끝내게 되었는데요. 두 사람은 악수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팬들과 멤버에게 사죄의 말을 했습니다.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고, 따로따로 등장하여 눈물을 흘리며 '많은 분들에게 페를 끼쳐서 정말로 죄송했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AKB48로서의 활동을 종료한다고 밝히고 솔로로 연예계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악수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히라지마 나츠미

이번 스캔들을 통하여 AKB48의 연애금지룰이 또 한 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AKB48의 멤버로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여자로서의 삶을 버리고, 철저히 여자 연예인으로서의 삶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인기 스타로서의 삶이 무조건 행복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들, 참아야 할 것들도 정말 많이 있으니 말이죠.

어쩌면 이런 엄한 규칙이 지금의 AKB48을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