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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먹거리 이야기

일본인들은 비빔밥을 어떻게 먹을까?


일본인들은 비빔밥을 어떻게 먹을까?

비빔밥은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각종 나물과 양념들은 쌀밥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주고 각각의 나물이 가지고 있는 영양소가 풍부하여 건강식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데친 채소와 고추장, 된장과 같은 장류가 서로 궁합도 잘 맞을뿐만 아니라 서로 부족할 수 있는 영양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장수의 비결이라고도 잘 알려져 있지요. 최근에는 비빔밥을 좋아하는 일본인들도 무척 많은데요. 한국음식의 인기와 비빔밥 자체가 건강식이라고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고 있습니다.


필자는 일본 도쿄 한국음식점에서 1년을 넘게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이곳에서도 당연히 비빔밥이 판매되고 있었고, 꽤나 인기있는 메뉴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일본인 손님들에게 비빔밥을 내놓았을 때 먹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 틀려서 놀랐던 적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비빔밥을 잘 비벼서 맛있게 먹겠지만, 일본인들의 경우 여러 방법으로 비빔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럼 일본인들은 비빔밥을 어떻게 먹을까요?


1. 고추장을 빼고 비벼먹는다.
잘 아시다시피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매운 음식을 즐겨 먹지 않습니다. 제가 일하던 가게에서는 비빔밥 위에 계란후라이를 하나 올리고 그 위에 적당량의 고추장을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참기름 한방울과 깨소금도 뿌려주지요. 그런데 식사 후 잔반을 치우러 가면, 항상 고추장만 따로 덜어놓은 것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매운 것을 싫어하는 입 맛 때문이겠죠??

2. 비벼서 먹지 않고 나온 그대로 먹는다.
필자가 비빔밥을 서빙하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이 비벼서 먹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비빔밥을 처음 먹어본 사람들의 경우 먹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나온 그대로 먹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처음 먹어볼 경우 먹는 방법을 물어보는 사람도 있지만, 먼저 가르쳐주기 전에 묻지도 않고 그냥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먹는 방법을 몰라서 비벼먹지 않고, 나온 그대로 먹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비벼서 먹는 방법을 가르쳐주곤 하지만, 아직까지 비빔밥이 잘 홍보가 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아직까지 비빔밥의 이렇게 비벼져 있는 모습이 익숙치 않는 일본인들도 많이 있다...

3. 비빔밥도 형식을 따진다.
일본인들의 경우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을 중요시 한다는 말이 많이 있습니다. 비빔밥을 단순히 밥을 먹는다. 배를 채운다는 개념이 아니라 시각적인 만족감을 추구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빔밥을 먹을 때 비벼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형태를 비빔밥을 다 먹을 때까지 그대로 유지하며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야채와 계란, 고추장 등을 함께 비벼지는 것을 보기에 거북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한, 숟가락으로 음식을 마구 뒤집어서 비비는 것이 비위생적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가끔, 이런 손님들을 볼때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문화적 차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냥 넘긴답니다.

4. 각종 나물들을 음미하면서 먹는다.
하얀 쌀밥과 고추장 그리고 각종 나물을 비벼 먹으면, 정말 조화로운 맛이 납니다. 하지만, 각각의 나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은 사라지게 됩니다. 이때문에 어떤 분들은 일부러 나물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 비벼먹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럴꺼면 왜 비빔밥을 시켰지? 나무루(나물)도 판매하고 있는데... 라고 생각을 하죠...

5. 비벼서 잘 먹는다.
비빔밥을 많이 접해본 사람들은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고추장과 갖은 나물을 모두 잘 비벼서 먹습니다. 그래도 반 이상은 먹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아~ 비빔밥을 맛 있게 먹을 줄 아는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다수의 일본인들 경우에 비빔밥의 참 맛을 느끼지 못했거나 먹는 방법을 몰라서 비벼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형식을 중요시하고 잘 비벼먹지 않는 일본인들의 문화적 차이도 있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카레를 먹을 때 한국인들의 경우 카레가 나오면 미리 섞어 먹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의 경우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떠서 먹지요. 마치 케이크를 잘라먹는 것 처럼 말이죠... 만약, 일본인들과 비빔밥 또는 카레를 먹을 기회가 있다면 유심히 잘 관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비빔밥의 세계화를 위해서 많은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아닌 외국인들의 경우, 문화적 차이때문에 비빔밥을 비벼먹는 행위를 싫어하고 거부감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화적 차이를 무조건 비난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비빔밥의 세계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벼먹는 한국 음식의 문화와 참 맛을 알리고,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홍보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비빔밥을 잘 비벼드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