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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문화 이야기

자살한 유족에게 손해배상 청구하는 일본.


자살한 유족에게 손해배상 청구하는 일본.

요즘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 경제가 발달하면서 우리나라도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90년대 초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2000년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31명 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합니다.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이 자살률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세계 1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본도 자살률이 세계에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국가입니다. 자살자가 12년 연속 3만명이 넘는 다고 하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회적으로 생기게 되는 문제점도 많이 있습니다. 일본은 집값이 비싼 나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월세처럼 매달 일정의 금액(야칭)을 내고 거주하는 세입자들이 무척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세입자들이 집에서 자살을 했을 경우, 그 집으로 이사를 오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많은 집주인들은 피치 못하게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집값이 폭락하고 월세로 집을 내놔도 나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防ごう自殺(막자, 자살!)

최근 집주인들의 이런 문제 때문에 일본에서는, 집주인이나 부동산 회사가 자살한 유족에게 과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케이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자살 사건이 일어난 임대 주택은 '심리적 하자 물건' 이라고 따로 분류하고, 심리적 하자 물건은 집세가 폭락하고 대부분 임대가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누구나 생각을 해봐도 자살 사건이 일어난 집에 이사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하죠.

실제로 카나가와현 아파트에서 독신 남성의 30대 회사원이 자살을 하면서 집주인이 유족에게 방 전체의 리모델링 비용과 5년간의 집세 보상금을 700만엔(약 9500만원)을 청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결국 유족은 집주인에게 200만엔(약 2700만원)을 지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미야기현의 한 아파트에서 자살한 한 여성의 화장 중에 부동산 회사가 밀어닥쳐 집세 보상으로 600만엔(약 8100만원)을 청구하여 실제로 지불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부동산 회사에서는 유족에게 아파트 전체의 재건축비를 청구한 경우도 있었는데, 그 금액이 무려 1억 2000만엔(약 16억원) 이었습니다. 실제로 청구 되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금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세입자에 의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족에게 피해보상을 청구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 청구하여 보상을 받은 케이스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이런 청구 소송은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보상금 청구 사례가 일어나지는 않았는데, 어쩌면 앞으로 우리나라 집주인도 자살한 세입자 유족에게 보상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생기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희망 캠페인

늘어나는 자살률... 자살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기에 누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예방만이 자살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겠지요. OECD 자살률 세계 1위 라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개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뢰적 책임임을 비로소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울증, 자살에 대한 상담과 예방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한 사람의 목숨이라도 더 구해야 하겠습니다. 경제대국! 경제대국! 이라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너나 나나 할 것이 없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