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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문화 이야기

일본, 문신하면 해수욕장 출입금지?

일본, 문신하면 해수욕장 출입금지?

뜨거운 여름 하면 생각나는 것 중의 하나가 해수욕장입니다. 벌써 해수욕장 시즌이 다가온 것 같네요. 올해에는 때 이른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전국 해수욕장들이 개장 시기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는 6월 1일 개장을 앞두고 있지요.

최근 해수욕장을 가보면 문신을 한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구문신이 아닌 일시적 문신인 헤나(Henna)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은데요. 해수욕장 곳곳에서는 헤나 문신을 해주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문신하면 조직폭력배나 병역 기피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근래에는 개성 표현의 일환으로 문신을 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명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이 문신을 한 모습이 많고, 노출이 많은 옷들이 인기를 끌면서 문신을 새기는 사람도 늘어난 것 같아요. 헤나와 같은 일시적문신은 괜찮지만, 영구문신을 할 경우에는 피부 속 깊숙이 색소를 주입하여 시술하기 때문에 잘 지워지지도 않고 문신을 제거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문신을 하려고 한다면 신중히 생각해보고 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술취한 사람, 문신을 넣은 사람, 타투를 넣은 사람 등은 입장금지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는 문신에 대해서는 점점 더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는 반대로 문신이 일찍 발달했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문신에 대해서 점점 더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문신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부터 였는데, 문신은 주로 신분이 낮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문신을 나라에서 금지했고, 세월이 지나면서 다시 문신이 유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서양사람들이 일본 문신을 접했을 때, 그 정교함과 독창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하지요. 그만큼 일본 문신은 많이 발달되어 있고 우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신하면 일본 야쿠자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야쿠자에게 있어서 문신은 고통을 이겨내는 하나의 시험대이며, 문신이 조직의 결속력과 의리를 강화하는 구실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 때문에 문신은 야쿠자들이나 하는 것으로 일반 사람들에게 인식되면서 문신에 거부감을 느끼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났지요. 이런 사회적 영향때문에 근래에 들어와서 대부분의 수영장이나 온천, 사우나 등에서는 문신을 한 사람들이 입장을 할 수 없습니다. 문신이 새겨져 있으면 목욕탕도 마음대로 가지 못한다는 말이지요.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의 온천이나 동네 목욕탕에서도 아직 문신이 있는 사람은 한 번도 보질 못했습니다.

고베 스마해수욕장

그러나 해수욕장에서는 문신 노출이 허용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해수욕장이 개인의 소유가 아니고 무료이며, 개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해수욕장에서도 문신을 한 사람들은 입장이 거부되는 일이 올 것 같습니다. 고베시 스마 해수욕장에서는 해수욕장 개장과 동시에 '문신 노출 금지' 조례가 제정되었습니다. 지난해 문신을 새겨넣은 젊은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가족 동반이 안심하고 해수욕을 즐길 수 없게 되었다는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부터 일본의 해수욕장 처음으로 문신 노출 금지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문신, 난폭한 언동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불안과 공포, 곤혹을 주는 사람들의 해안 이용을 금지합니다'라는 조례를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수욕장에서 문신의 노출을 금지한다는 조례가 제정되면서 인터넷에서는 찬반논란이 뜨거운데요. 문신 노출이 다른 사람들을 위협하고 피해를 주는 행동이니까 당연히 금지해야 한다는 찬성의 의견과 무료이용시설인 해수욕장에서까지 문신노출을 금지한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 의견이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7일 스마 해수욕장이 개장되는 첫 날 문신을 한 사람들 13명이 적발되었다고 하는데요. 주의를 받은 사람들은 셔츠를 입도록하여 문신이 노출되지 않도록 제재를 했다고 합니다.


해수욕장에서 문신 노출 금지. 고베시 스마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어쩌면 앞으로 일본 전역의 해수욕장에서도 시행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문신에 거부감을 느낀 사람들의 민원이 계속 들어오면서 어쩔 수 없이 문신 노출을 금지하는 해수욕장도 늘어나게 딜 것 같습니다. 문신에 대해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겠지만, 공공시설에서 문신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불쾌감을 느낀다면 문신 노출은 되도록 삼가해야 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해봅니다. 해수욕장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도 많이 있을텐데, 아이의 교육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테니 말입니다.

수영장, 온천, 사우나에 이어 해수욕장에서까지... 일본에서는 문신한 사람들의 설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 해수욕장은 여름만 되면 점점 헤나, 타투 문신을 한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문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