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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문화 이야기

한일전이 끝난 후 메신저를 켤 수 없었던 이유는?


한일전이 끝난 후 메신저를 켤 수 없었던 이유는?

지난 25일에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일본의 4강전이 펼쳐졌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날 경기는 숙명의 라이벌전답게 상당히 치열했는데요. 우리나라가 연장 후반 극적인 동점 골을 기록하며, 승부차기까지 가는 활약을 펼쳤지만 연이은 승부차기 실축으로 아쉽게도 0 대 3 패배를 했습니다. 1 대 2. 그대로 패배를 했더라면, 그 나마 덜 아쉬웠을 텐데, 승부차기에서 패배를 하여 더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 한일전이 끝난 다음은 그 후유증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특히 패배라도 하게 되면 정말 그 후유증은 말로 표현할수가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우리나라 사람들과 일본 사람들 모두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좀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옛날부터 일본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국민적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필자 역시 한일전 패배 후 기분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먼저 패했다는 자체가 싫었고, 한국과 일본 모두 아시아 축구의 왕좌라고 자부하고 있기에 다른 팀도 아니고 일본에 패했다는 것이 너무나 슬펐습니다.


필자는 일본인 친구들과 항상 축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축구 동호회를 통하여 만난 친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항상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한일전에서 패배한 후 필자는 메신저를 켤 수가 없었습니다.
일본인 친구들이 메신저를 통하여 한일전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말을 잘 걸지 않던 친구들도 한일전에서 일본이 이기기라도 하면 얼마나 말을 많이 거는지 정말 힘이 든답니다. 한국이 졌다는 것을 위로하기 위해서 말을 거는 것이겠지만, 왠지 기분이 씁쓸하지요. 그래서 어제는 하루종일 메신저도 켜질 않았고, 인터넷도 많이 하질 않았습니다.


여러 검색 엔진을 둘러보면, 아직까지 국내 언론과 네티즌들은 한일전 패배에 대한 후유증이 가시지 않는 듯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일전에 대한 심판의 판정, PK 실축, 골세러머니 등등 아직까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으니 말이죠. 아무튼, 한일전에 대한 패배는 빨리 잊고, 이제 남은 우즈베키스탄과의 3, 4위전에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 만약 일본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지난 경기보다 더 멋진 경기로 이번 한일전의 패배를 설욕해주길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