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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문화 이야기

일본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일본판 페이스 오프!


1997년도에 개봉한 영화 페이스 오프 기억나시나요? 개인적으로 니콜라스 케이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 입니다. 페이스 오프는 꿈 속에서 저주하던 아들의 살해범과 어쩔수 없이 얼굴을 바꾸게 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로 만든 영화입니다. 10년이 넘은 영화지만, 아직까지도 얼굴을 바꾸는 장면이 기억속에 생생히 남아있네요. 최근 일본에서는 영화 페이스 오프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 일본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습니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7년 3월말경이었습니다. 07년 3월 27일 치바현 이치카와시에서 일본의 영어회화 학원에서부터 후나바시 경찰서에 영어회화 강사 영국인 여성 린제리 앤 호커의 실종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앤 호커의 주위를 탐문 수사하던 경찰은 그녀를 오랫동안 스토킹 했던, 이치하시 타츠야(市橋達也)를 용의선상에 올려 수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수사를 위해 그의 맨션을 방문하였고, 이야기를 하던 도중 경찰이 방심한 틈을타 맨발로 도주하였습니다. 그의 방 베란다에서는 실종된 앤 호커의 사체가 발견되고 경찰은 그를 살해 용의자로 지명 수배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 사건은 국제적인 문제로 치부될 정도로 떠들썩한 사건이었습니다.


07년 5월 7일 경찰은 이치하시 용의자의 얼굴이 나와있는 방범 카메라의 동영상을 공개하고, 6월 29일 현상금을 걸어 그를 공개 수배하게 되었습니다.


2008년 3월 13일 경찰은 뚜렷한 단서를 얻지 못하자 의 인상착의와 변장한 모습의 포스터를 공개하였습니다. 몇 일 뒤인 3월 18일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그와 닮았다는 제보가 있었으나 딴사람이라고 판명되었습니다.

2009년 6월 29일 2년이 넘은 시간이 지났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100만엔(약 1천 3백만원)부터 시작했던 이치하시 용의자의 현상금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상한의 1천만엔(약 1억3천만원)으로 대폭 올려 공개수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24일 나고야 시내의 한 성형외과에서 이치하시는 코 수술을 받고 그 후 병원 관계자가 이치하시 용의자를 닮았다는 제보를 하게 됩니다. 그는 수술 후 실밥을 뽑으로 다시 병원에 방문을 해야된다는 것을 안 경찰은 병원 주변을 잠복했지만,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재 그가 후쿠오카현에 숨어있을 가능성을 두고 경찰은 그를 쫓고 있습니다.


이치하시 용의자는 후쿠오카, 나고야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얼굴의 성형 수술을 반복하며 도주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가 2년이상 무사히 도망 다닐 수 있었던것은 몰라보게 달라진 그의 얼굴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제보된 병원에서도 그가 신체적 특징이 이치하시 용의자와 닮았지만, 눈이나 입가에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고 하였습니다. 아마 반복된 성형으로 인하여 본래 얼굴의 모습을 완전히 감출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는 현재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이치하시 용의자는 콧수염을 달거나 모자를 써 변장을 하는 것을 뛰어 넘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최고의 위장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행여나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네요.


일본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일본판 페이스 오프. 살해된 앤 호커의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이치하시 용의자가 하루빨리 검거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