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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스포츠 이야기

일본 최고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는 왜 160개의 공을 던졌나?


일본 최고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는 왜 160개의 공을 던졌나?


지난 11월 2일에 일본 시리즈 6차전은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습니다. 라쿠텐과 요미우리의 경기가 있었는데요. 라쿠텐이 시리즈 전적 3:2로 앞서고 있었으며, 6차전을 승리할 경우 일본 시리즈를 제패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라쿠텐은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田中将大)를 선발로 내세웠고, 요미우리는 스가노 토모유키를 선발로 내세웠습니다. 다나카 마사히로는 누가 뭐래도 현재 일본의 최고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올 시즌 24승 무패, 방어율 1.27을 기록하며 일본 역사상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다나카 마사히로가 선발 등판했을 때, 팀이 무조건 이겼었기 때문에 과연 일본 시리즈에서도 무패 행진이 계속 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는데요. 그러나 예상과 달리 다나카는 12피안타를 주며, 4실점하여 4-2 패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날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다나카 마사히로가 던진 볼의 갯수였는데요. 무려 160구를 던지며, 9이닝 완투패를 당한 것이었지요. 다나카 마사히로를 선발로 내세우며 홈구장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려던 라쿠텐의 호시노 감독의 예상은 빗나가게 되었습니다.


다나카 마사히로 160구, 혹사 논란
경기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다나카 마사히로가 160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면서 완투패를 당했는데요.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 160개를 던진 다나카 마사히로의 혹사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다나카 마사히로의 시즌 최다 투구는 136구로 이것보다 24개나 더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나카 마사히로는 왜 160개의 공을 던졌을까요?

1. 2013년 마지막 선발 경기
일본 시리즈에서는 우승을 앞 둔 팀에서 꼭 행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즌 중에 가장 큰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피날레를 장식을 하도록 하는 것인데요. 다나카는 올 시즌 24연승을 달리고 있었고, 다나카가 나오는 경기에서는 무조건 팀이 승리를 가져왔기 때문에 호시노 감독은 다나카 마사히로에게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4:2로 팀이 패하기는 했지만, 9회까지 공을 던지게 함으로써 마지막까지 그에게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과는 패배였고, 160개라는 공을 던지게 만들어 혹사 논란에 시달리게 된 것이지요.


2. 다나카는 교체당하고 싶지 않았다.
올 시즌 24승 무패, 방어율 1.27의 성적을 기록했던 다나카 마사히로는 6회까지 4실점을 내주었지만,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감독이 교체 카드를 꺼냈지만, 다나카가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다나카가 워낙 라쿠텐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호시노 감독은 최대한 그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3. 다나카는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
160개의 공을 던진 다나카는 힘이 전혀 떨어지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9회에도 150km를 가볍게 넘기며, 체력이 아직까지 괜찮다는 것을 보여줬는데요. 아마도 그의 구속이 떨어졌거나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였더라면 9회까지 던지게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다나카는 160개라는 공을 던지며 완투패를 당했고, 7차전 또다시 9회에 등판하여 15개의 공을 던지고 라쿠텐의 일본 시리즈 우승의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6, 7차전 무려 175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는데요. 현재 프로 야구의 상식으로는 경계 선을 넘어선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나카 마사히로의 혹사 논란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혹사 논란이 일본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크게 보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일본 누리꾼들은 다나카가 공을 많이 던지기는 했지만, 크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고교 야구(고시엔)에서 흔히 던지는 갯수의 공이었으며, 다나카가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지금 당장 드러나지 않지만, 하루에 160개, 이틀간 175개의 공은 분명 무리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독은 선수의 건강을 지켜 줄 의무가 있습니다. 몸이 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 야구 선수의 생존권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책임이 필요하지요. 몇 개의 공을 던져도 안전하고, 몇 개 이상의 공은 위험하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호시노 감독의 판단은 분명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시리즈의 승리는 확실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팀의 영광과 선수의 건강 관리는 둘 다 모두 소중합니다요. 교체카드를 꺼냈지만, 다나카가 거부를 했다는 보도도 있지만, 선수 기용은 감독의 전권 사항이기 때문에 호시노 감독의 판단은 아쉬움이 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나카는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일본 역대 최고가의 금액으로 진출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일본에서 고교 시절과 프로를 거치며, 너무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에 그의 어깨에 대한 우려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 같습니다. 과연 다나카가 어떤 팀으로 이적을 할 것이며, 몸값은 얼마나 받을 것이며, 첫해 성적은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한데요. 2014년 미국 메이저리그도 여러모로 무척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류현진, 추신수뿐만 아니라, 윤석민, 오승환, 이대호 등 미국 진출이 예상되는 한국 선수들과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상이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되네요. 기왕이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