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제가 겪은 일본 생활기, 경험담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저는 처음 워킹비자로 일본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일본어에 6개월간 학원을 다니면서 초급을 막떼고 무작정 일본으로 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무모한 도전이었죠. 학교나 유학원을 통해서 간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뒤져 기숙사를 정한 후 그냥 일본에 왔습니다.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만원과 한국에서 싸들고 온 옷가지, 전기장판 등이 제가 가진 전부였습니다.
제가 일본 유학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먼저, 해외생활을 해보고 싶었다는 것과 항상 저의 룰 모델이었던 사촌형이 일본 워킹 그리고 뉴질랜드 유학 등을 거치면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무작정 따라한 것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철이 없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처음 일본 생활을 시작한 곳은 한국인 기숙사였습니다. 일본 생활에 빨리 익숙해지고 일본어를 빨리 배우기 위해서는 제가 가장 먼저 해야했던 것은 한국인과 단절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까지 한국인과 어울리다 보면 매일 한국말만 쓰기 때문에 일본말보다 서울말이 먼저 늘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몇 일간은 외로웠지만, 제 자신을 위해서 기숙사 문을 꼭꼭 잠그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외국인 등록증을 신청하고 이틀만에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어는 잘 못했지만,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에 쉽게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말로 やるき[遣る気]:할 마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면서 한 번도 떨어진적이 없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안정된 생활을 시작하게 되니 이제 일본인 친구가 사귀고 싶어졌습니다. 외국어를 빨리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본인 친구들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아니라 모든 유학생들이 가장 바라고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 그 나라의 친구들이겠죠...
하지만, 유학생이 그 나라의 친구들을 사귄다는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성격도 문화도 다른 이들이 함께 어울리기란 무척 힘든일이죠. 더군다나 말이 잘 통하지 않으니 상대방이 꺼려할 것이 뻔한 일입니다. 어떻게 친구들을 사귀지? 라고 고민하던 끝에 제가 생각한 것은 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면 쉽게 사귈수 있지 않을까? 같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면 공감대도 형성되고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을꺼야! 라고 생각했었죠.
그 후 각종 유학생 동호회를 뒤지며 축구 동호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가장 열심히 할 수 있는 운동이 축구라고 생각해서였죠. 다른건 몰라도 어렸을때부터 축구하나만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침, 한 일본인 남자가 축구부원을 모집하는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절묘한 타이밍에 제가 그 글을 보게 된거죠. 저는 바로 댓글을 달았고 핸드폰도 없었던 상태라 메일 주소를 남겼습니다. 부끄럼을 많이 타는 제가 어떻게 그렇게 적극적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지하게 급하긴 급했나 봅니다. 나이가 어려서 그랬나? 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 후 약속장소에서 우리는 만났고 매주 주말마다 함께 공을 차기러 했습니다. 필자는 항상 동네(?)에서 공 좀 차는 아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본인들의 축구 실력도 상당했습니다. 아주 작은 클럽팀이지만, 정식으로 축구팀 등록을 하고 매니저, 스폰서까지 있는 이들을 보면서 일본 축구가 발전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잘 짜여져 있는 그들만의 축구문화가 상당히 부러웠습니다.
이들과 운동도 하고, 파티도 하고 함께 즐기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덕분에 일본어도 쑥쑥 늘게 되었구요. 가장 좋았던 것은 어떤 외국인을 만나도 두렵지 않은 자심감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외국어를 빨리 늘기 위해서는 틀리더라도 자신의 말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자신감이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
축구는 저에게 많은 일본인 친구들 그리고 유학 생활을 즐겁게 해주는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처럼 제가 일본 생활에 잘 적응 할 수 있었던건 그리고 이런 일본 문화 블러그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축구 덕분이 아닐까요? ^^ 어떤 나라를 가든지 스포츠는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고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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