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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뽀이야기

내가 일본 경찰을 싫어하는 이유!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저는 유독 일본 경찰과 많은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잘한일을 했을때도, 잘못한일을 했을때도...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막 시작할때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일본에 갔을때, 아는 사람도 없었고 돈도 얼마 없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었던건 3개월치 생활비와 의욕뿐이었습니다.  일본에 도착해서 일본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제가 가장 먼저 해야했던 일은 외국인 등록증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생활하기 위해서 외국인등록증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것입니다. 외국인 등록증을 빨리 신청해도 당일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외국인 등록증을 신청하고 넉넉히 3주정도는 기다려야 비로소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외국인 등록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 도착 다음날, 외국인 등록증을 신청하였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 주위를 둘러보기러 했습니다. 자전거는 모든 유학생들의 필수품! 일본에는 자전거 문화가 많이 발달되어 있지만, 발달된 문화때문에 귀찮은 일도 많이 있습니다. 자전거 등록증, 자전거 견인, 주차 , 검문 등... 자전거를 사면 편리한 점이 더 많겠지만, 귀찮은 일도 많이 생기기 마련이죠.


처음에 자전거가 없었기 때문에 기숙사 자전거를 잠시 빌려타기러 했습니다. 그때는 자전거 등록증이 있는지도 몰랐고 자전거를 타면서 지켜야 하는일도 몰랐었죠. 집 근처 동네를 한번 둘러보기 위해 기숙사 아줌마(마마)께 부탁해서 잠시 자전거를 빌려탔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큰 사건의 발단이 될지는 저는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늦가을 저녁 7시쯤, 자전거를 빌려타고 동네를 한바퀴 둘러보기러 했습니다. 그런데 7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동네 가게는 문을 닫기 시작하더라구요. 한국이면 최고 피크시간일텐데 말이죠.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일본 동네 상점들은 문을 일찍 닫는다는것을... 동네 이곳저곳을 한참 둘러보고 있는데 자전거를 타고 순찰을 하던 경찰 아저씨가 저를 부르더군요. 나이도 많고, 전혀 융통성(?)이 없어 보이는 경찰 아저씨가 말입니다.


대뜸 저를 붙잡고 하는 말이.. 왜 밤에 라이트를 켜고 다니지 않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어두운 밤에 항상 자전거에 달려있는 라이트를 밝혀야 하는것을 그때는 몰랐기때문에 저는 무심코 생각했었는데... 자전거에 라이트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자전거 라이트에 이어서 자전거 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뭥미? 저는 자전거에도 등록증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ㅠ 일본온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제가 뭘 알겠어요.ㅠ 한국에서 일본어 학원을 6개월을 다녔던 덕분에 아주 쬐금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말은 거의 못하는 벙어리 수준이었습니다.ㅋ 저는 너무 당황해서 그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횡설수설했습니다. 다만 '가지고 있지않다'라는 말은 확실히 전달했습니다. 제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안 경찰은 이번에는 외국인 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경찰 : 외국인 등록증은 가지고 있습니까?
나 : 없는데요. 오늘 낮에 신청해서...... 했습니다.......
경찰 : 그럼, 여권은?
나 : 집.... 집.... (일본말을 거의 못할때라서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경찰 :  그럼 고방(파출소)로 갑시다~~
나 :  난데? 난데? (왜요? ㅠ 왜요?ㅠ)

이렇게 해서 저는 처음으로 일본 경찰과 함께 파출소를 방문(?)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동네 경찰들은 자전거를 타고 순찰을 많이 돌아다녀서 친근한 느낌도 들지만, 옆에 차고 있는 봉을 보면 무섭기도 합니다. (특히 유흥업소가 많은 신주쿠 근처에는 완전 무장한 경찰이 경찰봉을 들고 서있습니다.) 군대를 막 제대하고 혈기왕성할때라서 저는 죄 진것도 없는데라고 생각하며, 당당하게 경찰서로 향하였습니다. 저를 잡아온 나이 많은 아저씨 이외에도 2명의 경찰이 고방(경찰서)안에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저에 대한 본격적인 취조(?)는 시작되었고... 저는 가방에 있던 전자사전을 동원하여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충 이런말을 했습니다.

경찰 : 이름이 뭡니까? 어느나라 사람입니까?
나 : 칸코쿠진..(한국인)입니다.

그런데 생뚱맞게 최지우랑 윤손하 이야기를 막하는 겁니다. 최지우 아냐? 윤손아 아냐? 뭐 이러는거 같았습니다. 저는 지금 최악의 상태인데 말이죠.ㅠ 그러다 다시 진지모드로..

경찰 :  자전거에 등록된 이름과 틀린데.. 자전거 누구껍니까? 어디 살아요? 외국인 등록증은? 여권은? 오버스테이?

대충 이런걸 묻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뭐 사전 뒤져봐도 무슨 말인지 몰라서 본의 아니게 묵비권(?)을 행사하게 되었죠..아리마셍(없습니다.) 와카리마셍(모르겠습니다.) 모시모시? 뭐라카노? 그게뭔데? 등등 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튼 험악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저는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 감방가는거 아냐? 9시까지 이어진 경찰과 저의 대화는 제가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관계로 도저히 대화도 안통하고..의사 전달이 되지 않아서 마지막으로 저는 지갑안에 넣어둔 마마(기숙사 아줌마) 전화번호를 알려줬습니다. 마마랑 경찰이랑 대화를 하더니... 저를 바꿔주더군요.. 그래서 마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제 방에서 여권 좀 가져달라고 말하고 저를 좀 구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마마는 15분후쯤 경찰서에 와서 자전거에 대한 설명과 제 여권을 보여주고 일본 경찰에게 사정을 한 덕분에 저는 3시간만에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씁쓸하던지....


제가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은 이유는 모두 제 잘못 때문이었지만, 그 이후부터 일본 경찰이 그냥 싫어지게 되었으며,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길을 물어보면.. 엄청 잘 가르쳐주고 친절한데 말이죠... 하지만, 분명한건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비호감 경찰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그때서야 몇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1. 밤에는 자전거 불을 켜야한다는 사실...
2. 자전거 등록증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   (자전거에 이름이 등록되어 있는 등록증)
3. 외국인 등록증이 없다면.. 등록 신청서나 여권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

4. 일본 경찰은 자전거 검문을 자주한다는 사실...
5. 일본 경찰도 최지우와 윤손하는 알고 있다는 사실.. ^^ 등등...

1~3번 중 하나라도 지키지 않는다면 법을 어긴것이라다는 사실... 저는 일본 도착 이틀만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을 그때 느끼게 되었습니다. 내가 일본말을 못하니깐.. 아무런 말도 못하고 이렇게 당하는구나! 일본 유학 생활동안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그래서 꼭 복수(?)해야겠다라고 말이죠. 일본 유학을 시작하는 분들이 있다면, 위 주의 사항을 꼭 숙지하시고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p.s 시간이 흘러 일본어를 조금 할 수있게 된 저는 일본경찰에게 아주 소심한 복수(?)를 할 수 있었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