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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뽀이야기

일본 편의점, 야간 알바 시급은 얼마?

약 5개월간 일본 로손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인턴으로 회사생활을 할때였습니다. 6시에 퇴근을 하고 매일 오후 8부터 ~ 10시까지.. 다음날이 휴일인 경우에는 오후 10시 ~ 다음날 9시까지 꼬박 11시간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이런걸 투잡이라고 해야하나요? ^^ 저는 살아가기 위해서 해야했습니다. 인턴으로 생활할 때라 월급도 없었으며, 물가가 비싼 도쿄에서 생활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생활 자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젊을때 고생 좀 하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매일 회사를 퇴근하고 도쿄타워 근처의 로손 편의점으로 또 다시 출근을 했습니다.

시급은 오후 9시 전까지는 1,000엔(약 1만3천200원), 오후 9시 이후부터는 1,250엔(약 1만 6천 5백원)을 받았습니다. 편의점의 위치와 매상에 그리고 오너(사장)에 따라서 시급은 다릅니다. 일본의 모든 아르바이트는 오후 9시나 10시 이후부터는 기본 시급 + 야간 수당을 지급해줍니다. 하지만, 시급을 이렇게 올려줘도 대부분 야간에 일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사진은 실제 제가 일하던 편의점과 다른 곳입니다.>

저는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퇴근 후 심신이 피로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기분 좋게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라고 외쳤습니다. 하루밤을 꼬박 새면 약 13,750엔(약 18만원)정도 됩니다. 밤새는 일이 너무 피곤하지만, 일당 18만원이라는 댓가에 참고 견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야간 편의점 시급이 대부분 3500원 ~ 5000원 사이로 알고 있습니다. 하루 꼬박해도 5만원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8만원인 일본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실제로 제가 올해 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받은 월급 명세표 입니다. 기본 시급 1,000엔입니다. 그달에 총 18일을 출근하여 95시간 30분을 일하였으며, 250엔을 더주는 9시 이후에 일을 했던 시간이 42시간 45분이네요. ^^ 교통비 포함 12만엔(약 159만원)정도를 받았습니다. 회사 퇴근 후 투잡으로 일해서 번돈 치고는 괜찮은 편이죠? 

지만, 돈을 많이 받는 대신 할일도 엄청 많습니다. 상품에 진열된 물건을 파는 것 외에 택배, 공과금 업무, 티켓 판매업무 심지어는 스키나 스노우보드 장비, 골프채도 택배로 붙여줘야 합니다. 그만큼 해야할 일이 많은 곳이죠. 그럼 일본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일본에서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느꼈던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장점

시급이 쎄다.
위에서 말했듯이 시급이 상당합니다. 제가 일했던 편의점에는 한국인이 저 외에 조선족 아르바이트생도 있었습니다. 한달에 20여일 정도 밤부터 아침까지 야간 알바만 했던 그 친구의 월급은 약 28만엔(약 370만원)정도 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 치고 엄청나죠? 연봉으로 따지면... 4400만원? ㅋ 계산해보니 엄청 나네요. 일본 대졸 평균 신입사원 월급이 25만엔(약 330만원) 정도인 점을 생각했을때. 편의점 야간 알바생들의 월급은 적은 돈이 아닙니다! 시급이 이렇게 쎄니 아르바이트만 해서 먹고 사는 프리타 족이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겠죠? (일본 전체가 이정도의 시급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시골 같은 경우에 시급 500엔 600엔도 많이 있습니다.) *2009년 10월 환율기준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일본 편의점에는 도시락이나 빵을 항상 가득가득 채워 놓습니다. 삼각김밥부터 초밥까지... 대부분 유통기한이 6시간 정도 남은 것은 모두 회수하게 됩니다. 회수한 도시락은 마음껏 먹어도 됩니다. 어쩔때는 일당보다 먹은 도시락 가격이 더 많을때도 있습니다. 유통기한이 얼마남지 않은 초밥이 팔리지 않는다면.... 한마디로.... 대~박! 크크(제가 불쌍하게 보이시나요ㅠ) 

책을 마음껏 본다.
저는 일본 편의점을 최신 책들이 쌓여있는 도심 속 작은 도서관(?)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매일매일 업데이트 되는 편의점 책들... 손님이 없는 시간에 일본어만 읽을 줄 안다면 소설책에서 부터 성인잡지까지 마음껏 볼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성인잡지는 글을 못 읽어도 볼 수 있군요. 크크크크 (사실 저는 일본어가 약해서 그림책(?)만 봤습니다.ㅋ 여기서 말하는 그림책이 뭘까요?^^)

단점

할일이 너무 많다.
한국 편의점에서 일을 잘 모르겠는데.. 일본 편의점의 알바생들은 할일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물건을 팔거나 택배를 접수하는 일 이외 손님이 없는 새벽에도 할일이 너무 많습니다. 상품 채워넣기, 도시락 채워넣기, 책 신간 채워넣기, 택배 발송하기, 신문 받기, 빵 받기, 냉장고 안에 음료수 채워넣고, 만두, 어묵통 씻어놓기.. 등 해야할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의 발달된 편의점 문화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독이 되는 셈이죠.^^

혼자있는 새벽이 불안하다.
어떤 나라든 편의점 새벽 알바생들이라면 모두 한번씩 느껴봤을것 같습니다. 치안이 좋은 일본이라고 해도 범죄는 없을 수 없는 법! 가끔씩 일어나는 편의점 사건, 사고 뉴스를 보면 섬뜩할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다행이 제가 일한 편의점 주위의 사람들은 매너도 좋고 부유한 동네라서 그런지 불미스러운 사건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제가 알기로는 편의점 야간에는 꼭 2명의 아르바이트생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손님이 집에 돌아가지 않는다.
편의점이 크고 매일매일 신간 잡지책이나 만화책을 넣어두어서 그런지 새벽에도 손님들이 책을 본다고 집에 가질 않아요.ㅠ 손님이 없을때 잠깐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책보고 있는 손님때문에 마음 놓고 쉴 수 없어요.ㅠ 꼭 이런 손님들은 책을 다보고 나서 그냥 집에 가면 되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런지 꼭 껌이나 음료수 한개 사서.. 저를 귀찮게 했습니다. 사지않고 조용히 돌아가는 것이 저를 도와주는건데 말이죠.. 눈치없게... 흑흑 전 생목소리로 또 한번 외칩니다. 아리가또-고자이마시다~ 마다 오코시테쿠다사이( 감사합니다. 또 들려주세요.) 가끔 짜증 나는 손님이 있으면, 편의점이 떠나갈듯 더 크게 외칩니다. ありがとう~~~아리가또~~~~우(속으로는 다음부터 오지마라!) 새벽 3시에 말이죠. 저만의 반항법이라고 해야할까요? 큰 소리고 인사하면 손님은 이상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여기서 중요합니다! 절대 눈싸움에서 지면 안됩니다! 기선제압을 하지 못하면 다음에 또 새벽에와서 진상부리기 때문입니다.ㅠ  


크게 3가지로 구분하여 일본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장, 단점을 알아봤습니다. 돈은 많이 받지만, 그 만큼 할일도 많고 불규칙한 생활때문에 몸이 상한다는 것도 알아주세요! 실제로 일본 아르바이트의 높은 시급때문에 공부는 제쳐두고 돈만 모으고 있는 유학생도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한국인 불법 체류자들도 많이 생기게 되죠... 하지만, 시급이 높은만큼 물가도 높아 돈 모으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돈만 벌기 위해서 일본에 유학오는 학생들... 저는 반대합니다! 주제 넘는 말이지만.. 한국에서 뒷바라지하는 부모님을 생각해서 공부에 더 매진을 하시길 부탁드릴께요! 아르바이트는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