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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일본 드라마 이야기

2011년 일본 최고 인기 드라마, 가정부 미타. 왜 인기 였을까?


2011년 일본 최고 인기 드라마, 가정부 미타. 왜 인기 였을까?

지난 23일 화제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종영하였습니다. 뿌리깊은 나무를 통하여 한글의 우수성과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줄곧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1년을 대표하는 인기드라마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인기 드라마의 기준은 보통 시청률도 결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평균 시청률이 10% 이상만 되어도 인기 있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고, 20%가 넘는다면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화제의 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정부 미타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인기 드라마의 기준을 시청률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인기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보통 우리나라보다 시청률이 적게 나오며, 10%만 넘겨도 인기 드라마, 20%를 넘기면 초대박 드라마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드라마에서 믿을 수 없는 시청률이 나왔습니다. 일본 NTV에서 방영되었던 '가정부 미타(家政婦のミタ)'가 경악할만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는데요. 무려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10시 방송 (2011-10-12 ~ 2011-12-21)


지난 21일 방송된 가정부 미타의 최종회 시청률은 40.0%, 순간 최고 시청률은 42.8%를 기록하며, 11년 9개월만에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일본 드라마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은 TOP3
1위 적목 부수기-부모와 아이의 200일 전쟁-최종회(1983년 TBS, 45.3%)
2위 뷰티플 라이프-최종회(2000년 TBS, 42.3%)
3위 열중 시대-최종회(1979년 니혼TV, 40.0%)
3위 가정부 미타-최종회(2011년 NTV, 40.0%)
4위 3학년 B반 긴파치 선생님-최종회(2007년 TBS, 39.9%)

순으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일본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잘 기록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처럼 20부작이 넘는 드라마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보통 11부작으로 매주 한 편만 방송이 되고, 인기를 막 끌려고 하는 시점에서 종영이 되기 때문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란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정부 미타의 시청률 역시 첫 회 19.5% -> 5회 22.5% -> 8회 26.1% 순으로 조금씩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채널이 점점 많아지고, 다양한 문화컨텐츠가 생겨나면서 2000년 이 후부터는 더 이상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이유에도 불구하고 가정부 미타가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가정부 미타는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은 4명의 아이와 아빠가 사는 집에 가정부 미타(마츠시마 나나코)가 일하러 오게 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엄마의 죽음이 아빠의 외도로 인한 자살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가정은 산산조각이 날 위험에 빠지고, 이를 가정부 미타만의 이상한 방법으로 해결하며 가족의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입니다. 필자 역시 이 드라마를 시청했는데, 조금은 엽기적이고 특이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종회에서는 정말 울면서 봐야 할 정도로 슬픈 드라마였죠. 우리나라에서 막장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것처럼, 이런 말도 안되는 발상이 인기의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정부 미타의 주인공 마치시마 나나코(松嶋菜々子)는지난해 송승헌과 함께 영화 '고스트:보이지 않는 사랑'에 출연하여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여배우로 4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일본 최고의 미녀 스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많은 일본 여성들이 그녀를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지요.


가정부 미타의 압권 역시, 마츠시마 나나코가 연기한 미타의 독특한 캐릭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시키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는 미타는 어떤 일을 시켜도 무조건 '쇼치시마시타(承知しました 알겠습니다)'라고 하는 말을 했습니다. 미타는 사람을 죽여달라고 말을 해도 '쇼치시마시타', 옷을 전부 벗으라 해도 '쇼치시마시타'라고 무덤덤하게 말하는 독특한 캐릭터였지요. 이 때문에 청소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쇼치시마시타'라는 단어가 대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제작진에서는 속편이나 영화 제작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최종회 엔딩 장면에서 미타가 다른 집으로 파견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에 앞으로 가정부 미타가 다시 드라마나 영화로 돌아오게 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가정부 미타'는 숱한 화제를 뿌리며, 40%가 넘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2011년 일본 최고의 드라마는 누가 뭐래도 '가정부 미타'가 될 것 같습니다...